Search results

'분류 전체보기'에 해당하는 글들

  1. 2025.04.15  20250414 2
  2. 2025.03.06  20250306
  3. 2025.02.14  큐피드 베리에이션
  4. 2024.11.26  20241126 🩰
  5. 2024.11.09  20241109 4
  6. 2024.09.07  20240907 6
  7. 2024.05.24  20240524 1
  8. 2024.05.10  20240510
  9. 2024.03.19  20240319 어른이 된다는 것은
  10. 2024.02.01  20240201


1. 가끔 일요일에 일정이 밀리면 약간 이런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는데


오전 10시 원어민 선생님 엠마와 브리티쉬 잉글리쉬
(얼마전 선생님이 cure 발음했다가 내가 '쿄?' 라고 되물으니 미국식으로 다시 발음해주시는 참사 발생)
끝나고 점심 먹고 조금 쉬다가
오후 4시 40분 나도 에뚜왈 토슈즈반
바로 이동해서
6시 기초 튼튼 발레리나 개인레슨

이렇게 사교육으로 가득찬 일요일이 됨.

2. 토슈즈
지난 11월부터 일주일 1회씩 한 시간 정도 수업을 듣고 있는데 신으면 신을수록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 나 남들 한 번 신을 때 세 번 신어야 하는 느린 사람일지도.

3. 수면과다증
20대 때부턴가, 영화관에 가서 왠만큼 재미 없으면 잠들고 책 보다가도 잠들고 (유일하게 안자던 과목이 그나마 숫자로 된 것들이었구나...) 유난히도 피곤했던 어느 아침 정체된 도로 안에서 앞 차와 충돌이 있었던 것도 그렇고 내가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시간이었다.
가족의 권유로 수면클리닉에 가 초진을 받고 수면다원검사와 낮검사 까지 받았는데 일단 검사 끝나고 나올 때 출소하는 느낌이었고, 두 번은 못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기면증이 의심됐지만 검사 결과 기면증 이라기에는 잠에 빠져드는 시간이 짧아 수면과다증으로 분류가 되고, 깊은 수면의 파가 없다고 하셨다. 심장이 중간에 불규칙하게 움직이는건 조만간 건강검진 받을 때 확인해보라고.
처음엔 자율신경계를 깨워주는 낮약 하나, 리보트릴 밤약 하나 이렇게 처방해주셨는데 약 먹고 사흘 정도 뒤부터 불안하고 감정이 도무지 들뜨지가 않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처음 처방해줄 때 심장 두근거림이 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알려줬는데 오히려 나는 감정적인 부작용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낮약 빼고 밤약만 먹으니 며칠 뒤 다시 (내가 느끼는) 원래의 나로 돌아왔다.
차근차근 다시 하루치 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다.

4. 연속혈당측정기
나는 가까운 지인들에게 샌드위치 팡(광)인 이라고 불리고 있을 정도로 샌드위치를 좋아하는데, 얼마전 온전히 한 개도 아닌 자제력을 발휘해 딱 반 쪽만 먹은 샌드위치가 190까지 혈당이 치솟는 것을 보고 요즘 샌드위치와 냉전 중이다.
(사실 밤에 자꾸 배고픈 느낌이 들어 자주 잠에서 깨는게 수면클리닉을 가게 된 주요한 것 중에 하나였고, 연당기도 실험 느낌으로 달아보았다.)

5. 마음이 힘들 때 나를 구해준 것들
나의 최애 유튜브 채널 중 하나인 (군대이야기가 쫌 많긴하다) https://youtube.com/@moktak?si=MUmPmKFV-sgmZO7-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 법상스님 법회 참석 안내 : 누구나 동참 가능 -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 : 매주 토요일 13:30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1로 25-1 더에이치빌딩 8층 목탁소리, 해운대역 도보 6분) - 상주 대원정사 일요

www.youtube.com

그리고 원랜 주은이가 보던 책이었던 이 책.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책을 읽었다.



6.
안녕 잘 지내지?
봄이다.
2년전 이맘 때 우리가, 아니 내가 용기가 정 부족했다면 길에서라도 우연히 만났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그리고 난 당신이 역시 내 운명이라고 생각했을거야.

지금 나는 거의 다 할 수 있게 되었어.
어딘가 갈 수 있는 운전 실력도,
돈도 (당신보단 적게 벌겠지만 말야),
부모님에게 나의 사생활을 적당히 숨길 수도 있게 되었지.
아, 거의 아빠대신 실질적으로 우리 가게 꾸려가고 있어서 합법적으로 쉴 수 있는 날은 많이 없긴 해 ㅎㅎ

아무것도 없던 그 때를 지금 생각해보면 아쉬워.
그래서 더 애틋하고 마음에 남는 걸수도 있겠다.
이번이 안된다면 다음 생에선
우리도 여행 한 번 떠나보자.
나 집안일도 그럭저럭 해.
당신은 왜 그리 무뚝뚝하냐 보채지 않을게.
고맙고 늘 건강 해줘. 멀리서 응원할게.

7. 집주인
다음달 연차를 내고 집 전세 들어올 분들을 맞기로 했다. 나보다 10살 정도 많으신 부부로 슬하에 자녀가 셋 있으시단다. (좀 평수가 작지 않나 싶긴하다)
부동산에서 계약서 쓰느라 만났을 때 우리는 서로 잘 부탁드린다고 두 번 세 번 마주 인사했다.
무사히 그 분들 들여보내드리고 등기도 마무리 짓고 싶다.
집 값이 많이 올랐으면 좋겠다.


20250414 :: 2025. 4. 15. 15:06 카테고리 없음


오늘같은 날은 많은 생각이 오간다.

지난 월요일은 대체공휴일이었고 왠지 기분좋은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
동네 공판장 바깥에 층층이 쌓아올려진 참치캔들을 보며 오랜만에 한 친구를 생각했다 -

친구는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다니던 중학교에서 상품권을 받았다.
그 상품권을 받는 날이면 친구와 나는 학교가 끝나고 친구네 동네 큰 공판장에 들러 과자를 고르고
꼭 참치캔 큰 걸 하나 샀다.
집에 밥이랑 김치는 있으니까, 참치캔 사다가 볶음밥을 해먹자.

어떤 날은 그 김치참치볶음밥이 그럴싸하게 되는데,
거의 대부분은 조절에 실패해서 볶음밥을 의도한 그 음식은 질게 되어 우린 그걸 '김치찜밥' 이라고 부르며 웃으며 먹었다.
그렇게 밥을 배불리 먹고는 친구네 낡은 한옥 아랫목에 앉거나 누워
후식으로 과자도 마저 먹고
학교 교회 연예인 음악 얘기를 끝도없이 하다가
기분 좋게 혈당도 올랐으니(?) 낮잠도 자고.
나의 뚱뚱하지만 재밌었던 중학생 시절의 기억.

그냥 그 때 기억이 났다.
이른 나이에 결혼해서 애 둘 먼저 키우더니
살림이 재밌는건지 결혼 얘기로는 아무래도 공통분모가 없는 내가 별 재미가 없는건지
못본지가 6년은 족히 된 기지배.


그 때라도 연락을 했어야 했나 생각한다.

그 때 연락을 했더라면 형부는

여보 주미 기억해?
주미가 길 걷다가 참치 캔 보고 내 생각이 났대.
중학생 때 우리 돈은 없는데 맛있는 거 먹고 싶어서
우리집에 있던 김치랑 밥에 참치캔만 딱 사와서
김치볶음밥 해먹었었거든.
그게 뭐라고 한창 연락 안하던 애가 갑자기 잘사냐고 연락을 하는거 있지?
웃기지, 싱거운 기지배. 아직 결혼 안했대.
언제 할라고 이구

라고 미주알 고주알 얘기하는 내 친구를 보며

별 거 아닌 기억이 우리를 살게하지
사랑하는 당신도 소녀시절이 있었다는걸
애 둘 키우고 돈 번다고 내가 요즘 잊고 있었네
내가 오늘도 당신을 지켜줄게

라고 혹시 생각하시진 않았을까
그래서 일주일은 더 사시진 않았을까
그 별 거 아닌 것의 힘이 별 수 없이 나른해질 무렵
어쩌면 또 그 생명의 바턴을 넘겨줄 소소한 일이 생겨서
혹여 조금 더 사실 수도 있지는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곁에 있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 성실하기로 마음먹는다.






20250306 :: 2025. 3. 6. 16:48 카테고리 없음


https://youtu.be/9U8pXMZYnOE?si=r5_F1etEQKb61c9q

대략 이런 느낌이었어야 했는데

아주 흥미로운 무대를 발견했다.


https://youtu.be/6w47kPyS7Dc?si=vPZfiZIidnMT_QSJ

한 번 돌고 다음 후렴이라 해야하나? 암튼 중간 이후 후반부 바이올린 독주가 너무 아름다워서 더 인상적이다 ㅋㅋㅋ
이참에 알게 된건데 원래 큐피드는 남자 라고 한다 ㅋㅋㅋ 이 영상은 약간 디오니소스인가 싶기도 하고…

핳 그러고보니 오늘 날짜와 어울리는 포스팅... 인걸로 치자




드디어 첫 토슈즈 수업을 들었다. 피팅할 때 생각보다 이물감이 들지 않아 어쩌면 수업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니… 부레부레 하는데 이게 뭔가 싶었다. 내가 선택한 것이 이런것이었나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몸의 고통에 관한 것이니 대부분의 운동이 어느정도 참고가야 하는 부분이 있었던것처럼 이것도 좀 하다보면 익숙해지겠지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천슈즈 신었을 때보다 골반이 몸에서 더 높아졌다고 생각하며 움직이기. 설때는 무조건 한 번에 토박스 느끼고 내려올 때는 드미 거쳐서 내려오기. 발등 쭉 밀기, 미는 방향은 새끼발가락 쪽이 아니라 엄지발가락 쪽으로 향하기. 부레부레 할 때는 뒷 발은 세우고 주로 앞에 온 발로 찍는다는 느낌으로. 수스 설 때 발 착! 붙이기

그리고 리본 묶을 때는 안에 있는 끈으로 먼저, 최대한 발등에 붙여서 공간이 남지 않게 곡선을 타고 묶기. 정강이뼈 있는 앞 쪽은 타이트하게 아킬레스건 있는 뒷 쪽은 느슨하게 묶기



20241126 🩰 :: 2024. 11. 26. 23:05 카테고리 없음




1. 최근 아버지에게 나의 정체를 이야기했다. 자꾸 성사시키고 싶어 하시는 선자리(?)가 있었다. 작년 말 쯤에도 이 만남의 직접적인 연결고리인 아버지 여자친구 분께 정중히 거절의사를 밝히면서 말씀 말아주시길 어렵게 부탁드렸는데 상대편 남성분이 아직도 혼처를 못찾으셨는지 최근에 다시 푸쉬가… 이번에는 아버지 여자친구분과 상대쪽의 어머님과 아버지 이렇게 세 분이서 합이 맞으셨는지 정작 당사자인 나를 엑스트라로 두시고 얘네를 혼인시켜서 얘네는 happily ever after 정도로만 놓으시고 정작 나머지 세 분께서는 본인들의 노후를 어떻게 오순도순 보내실지를 더 자세히 생각해놓으셨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좋은 혼처면 아빠께서 하세요’ 정도의 농담에서 웃으며 끝나질 않아서 ‘아빠, 그렇게 좋으면 여자친구 분께서 본인 따님을 결혼시킬 생각을 하시지 저한테까지 순번이 왜 오겠어요’ 같은 이야길 하며 진지해지다가 아빠께서 한 번 만나보라고 강하게 말씀을 하셔서 이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걸 깨달았다.

1-1. 그렇게 예정보단 빠르게 충분한 준비가 없이 우리 세 가족이 저녁을 먹고 난 밤 나는 우리 회사 공터에서 아빠에게 여태껏 나의 살아왔던 이야기를 드렸다.
어릴때는 어떤 사람을 만났고, 그러다 어떤 일을 계기로 평범히 연애했으나 뭔가 마음이 통하지 않는 느낌에 이내 시들해지고 결국 그들에게 소홀해지다 오래 못 가 미련도 남지 않게 헤어져왔던 이야기. 그 과정에서 느낀 현대 사회에서의 결혼 그리고 가족을 이룬다는 것에 대한 의미, 나에게 특히 어려웠던 것들.
아빠는 처음에 인정하지 못하시는 것 같았다. 나는 뭐 서울대를 간다거나 의사가 됐다거나 같은 특출나게 잘한건 없지만 웬만히 착하고 크게 어긋나지 않는 딸이었으니까.
이후로도 사소하게 말다툼을 하고, 답답함과 뭔지 모를 죄송함에 눈물도 좀 흘리고. 집중적으로 이야기가 오가던 어느 날 아빠께서는 어느날 아침 울면서 잠에서 깨셨다 했다.
그 뒤로 아빠도 나도 서로에게 무언갈 내려놓은 홀가분한 느낌이 느껴졌다.
첫 내 집에 입주하고 그 때쯤은 나도 완연히 어른일테니까. 그 때 혹시 짝꿍이 생긴다면 그래서 우리 집에서 같이 생활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아빠한테 얘기하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 때 소개시켜드리면 되지 않을까. 그 쯤이 적당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해왔는데 아무튼 갑작스런 흐름의 사건에 주은이가 나를 살뜰하게 물어봐주고 챙겨주었다.

2. 20대 초반 아버지 일이 급격히 안좋아지면서 월세집을 전전하며 한 10년 넘게 살다가, 전셋집으로 옮겨 4년을 채워 살다가 내년의 입주를 위해 이사 나왔다. 기간이 떠버린 탓에 잠시 월세살이를 다시 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임대인으로서 임대차계약을 할걸 생각하니 이것 또한 어른의 일인가 하고 생각한다. 이 일은 어른의 맛임에는 틀림 없으나 쓰기도 쓰다. 나의 첫 집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은 집이라 의무거주기간이 있어서 들어가서 반드시 실거주하는 기간이 있어야 한다. 정황상 바로 입주는 어려워서 초반 2년은 전세를 놓을까 생각중인데 내년 봄 입주이니 적어도 올 겨울부터는 근처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사장님들께 집을 부탁드릴 예정이다. 아… 실거주하려고 (물론 2년 뒤 실거주 하겠지만) 욕심껏 선택해둔 나의 유상옵션들…
암튼 이건 사소하다쳐도 정말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쪽으로 임차인을 들이는 것 자체나 (전세금은 얼마가 적당한지, 1층이라 얼마나 마이너스 해야할지, 하지만 방마다 시스템에어컨도 들여놓았고 부엌이랑 거실에 힘 깨나 줬는걸) 잔금 입주시기 이런 것들이 잘 맞지 않으면 어떻게하지 고민이 되지만 일단 한 번 해보기로

3. 계속 업무용 차량만을 타다가 드디어 업무용 차량 티도 나지 않고 업무용 차량도 아닌 온전한 내 것이라고 할 만한 차가 생겼다. 아빠께서 운전하시던 2018년생 그랜저IG, 주행거리 18만km가 다 되어 (나름 중고차 세계 개념으로 분류하자면 ‘무사고차량’) 내게로 왔다. 아빠는 결국 제네시스 오너가 되셨는데 처음엔 신형 그랜저인 GN7 하이브리드를 원하셨지만 나의 권유로 GV70도 함께 후보에 올리셨다. 차 자체가 우선 여자친구 분이랑 들로 산으로 다니시는 용도에 맞는게 가장 좋았고, 성향이 막 사치하시거나 이런 스타일은 아니지만 나중에 미련 남기지 말고 제네시스 타시길 바란건 나였다. 그 뒤로 이렇게 저렇게 아는 업계 지인들은 워낙 많으시니 이야기를 들으시고 선택하신건 GV70. 평소에 업무적으로 종종 뵈며 좋은 이미지가 있었던 영업쪽 카마스터님께서 담당을 맡아주셔서 반갑고 감사했다. 아빠와 내가 탈 차라고 멋있는 연락처 번호판도 만들어주셨다. 차량 번호판은 선택할 수 있었던 10개의 번호 중 아빠께서 어려우셨던 시절에 사셔서 꽤 오래 우리의 발이 되어주었던 파란색 아방이를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수열 한자리만 살짝 다른 번호가 있길래 그걸 골랐다.

3-1. 멋지고 예쁘고 (아직 초반이라 예상일 뿐이지만) 1시간 정도 넘게 운전하면 스마트 뭐시기… 기능이 켜지면서 허리 마사지 같은게 되던데 상암에서 판교에 일이있어 꽤 길게 가던 중이었는데 경부고속도로 위에서 놀라 들썩거렸다. 그 날 다 타고 나서도 평소에 두는 자리에 두면 누가 괴롭힐까봐 주차도 돈내고 유상 주차장에 하고 아유… 머리 위에 이고 운전하는 느낌이라 너는 좀 나중에 기스도 나고 사용감 좀 나고 난 다음에 다시 만나자 싶었다. 물려받게 된 그랜저도 아빠께서 주로 타고다니실 당시에 그랬듯 아빠 일정 없으실 땐 타고 다니라고 하시는데 (처음 몰아봤던 그 날도 ’차 상해도 괜찮으니까 자신있게 타고 가! 제네시스 아가씨 안녕히 가세용’ 하며 장난 치셨었는데) 한 번 몰아보고 나한테는 영 새 거라서 이후로는 안타고 다닌다. 맨날 집 때문에 돈 모은다고 궁색(?)한 모습 들키면 이래봬도 내 마음 속에 G70 이 달리고 있다고 나도 알 건 다 안다고 아빠랑 농담하곤 했는데 아무튼 좋더이다, 쟤네실수…

3-2. 헤드라이트에 습기가 차있는걸 우연히 발견해서 말씀드렸더니 (이게 내 업이라 기계적으로 반응해버림) 우리 직원분들도 웅성웅성, 대표님 새 차가 이게 뭐냐고 왜 이러냐 하심.
역시 대표님도 본인의 일이 되면 흥분되긴 매한가지.
등하불명이라고, 물려받은 그랑죠는 저 주행거리가 되도록 외부벨트 교환도 안했고 외부벨트며 점화플러그 코일 바꾸기로 다음주에 일정 잡힘.
옆에서 부장님께서 ’ㅋㅋㅋ 야 주미야 ㅋㅋㅋ 아빠가 너한테 이 차를 왜 줬겠니, 이제 와르르 손 봐야 하니까 그 전에 너한테 준거야‘ 라고 말씀하심.
그 와중에 수리해야하니까 현찰 준비해놓으라고 하시는 대표님…

4. 아빠께서 어깨를 크게 다치셨다. 회전근개 파열로 수술이 불가피할 정도로 상해버리셨다. 그래도 끝끝내 12월에 계획한 일정은 다 마치고서야 수술 받겠다고 고집하셔서 원하는 시기에 수술 받으실 수 있도록 수술 받으려고 하는 병원에 바로 초진 예약 잡아 진료보고 MRI도 찍었다. 다음주에 외래진료 있는데 그 날 MRI로 확인된 것들 들으면서 수술 내용과 일정 윤곽이 나올 것 같은데 모든 과정이 물 흐르듯 이루어지길 마음으로 바란다.

4-1. 아빠께서 업무적으로 (이를테면 1에서 언급했던 것들 같은) 혹은 부녀 간의 사이에서 좀 섭섭하다 싶은 것이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을 두고 아빠께서 잔짜증 같은 것을 내실 때 부모님께서 마음과 육체적으로 노쇠해지시다 보면 다시 어린아이처럼 되어가신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게 이런걸까,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이제 당신의 힘이 여기까진줄 알고 있었지만 세월의 이유로 그 힘이 당신께서 알던 것에 못미칠 때, 그 만큼을 나에게 기대시는 것이겠지 라고 생각하며 잔 부스러기들을 빗질해 쓸어담는다. 일부러 아빠와 병원에서 할 일이 다 끝나면 아빠 이거 한 번 먹어볼래? 하면서 이 것 저 것 사드리는데 꼭 어릴 때 의젓하게 병원 잘 다녀왔으니 간식 먹는 기분이다. 어제는 크림치즈가 들어간 프렛즐을 맛있게 드셨고 오늘은 컵에 담아 파는 요거트와 그래놀라 토핑을 얹어 드셨다. 맛이 나쁘진 않지만 올 초 제주도 가족여행 때 드셨던 그릭요거트 만치는 못하다고 하신다. 얼마전엔 내가 종종 만들어먹는 사과+브리치즈+루꼴라 샌드위치를 해드렸는데 맛이 좀 생소하시진 않을까 했는데 그럭저럭 괜찮게 드셨던 것 같다. 아빠가 당신 손으로 사먹기엔 어색한 맛있고 좋은 것들을 나를 통해서 종종 접하셨으면 한다. 그래서 밖에 나가서나 여행 다니실 때 내가 좋은 대접을 받고 있는지 아닌지 안목을 잃지 않으셨으면 한다.

5. 발레 조하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이든 잘 못하는 것이든 해본 적 없는 것이든 일단 짜내며 살고 있는 날들이 지나고 있다.


20241109 :: 2024. 11. 9. 03:43 카테고리 없음

더위를 크게 타는 편이 아닌데 올 여름은 정말 길게 느껴지고 또 가끔은 피부가 따갑게 느껴질만큼 더위가 강하게 느껴졌다. 나이가 드는건가, 심하게 곪은 여드름이 생겨서 피부과에 갔었는데 선생님이 홍조 있는거 알고 있냐고 뭔가 추가 관리에 관심있는지 묻는 질문도 들었었고. 그 이외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긴 하지만 음…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지 어느덧 일 년 반이 되어간다. 내가 모르는 고장이 어딘가 있는지는 몰라도 의식하기엔 딱히 어디 아픈 곳이 없어서 20대부터 차곡차곡 쌓아올린 건강 덕분에 운동하기가 참 좋고, 또 내가 내 취미생활을 할 수 있게 사회적으로 내가 날 책임질 수 있는 때에 늦지않게 발레를 배우게 돼서 매우 만족한다. 지난달 부터는 개인레슨도 받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나보다 8살 정도 어린 선생님인데 나의 체지방률이 좀 적응이 안되시는 듯해보인다. (물론 체형적으로나 감각적으로 타고난 부분에 대해 좋은 말씀도 해주셨고, 대놓고 살 얘길 하셨던 것은 아니다) 뭐 그렇지… 늘 발레학원에 가면 나는 우아한 샴고양이들 사이에 끼인 코리안길고양이 같은 감정을 느끼다 오는데 아무렴 뭐… 아무튼 몸을 움직이는데다가 감정까지 표현할 수 있는 이 운동이 나는 정말 마음에 든다. 이제 날이 서늘해지면서 한창 그 시즌이 될테지만, 발레학원 가는 길에 앞서 수업을 하고 있는 스튜디오에서 창문을 열어놔서 뚱땅뚱땅 하는 발레음악 소리에 선생님이 박자 맞춰주는 목소리를 들을 때 마음이 간질간질 행복하다.

요즘 일은 정말 너무 바쁘다. 대학원을 다니던 주은이가 석사과정을 결국 수료로 마치고 올 1월부터 회사에서 같이 일하게 되었다. 근데 주은이가 와도 너무 바쁘다. 사실 우리 회사는 대표님은 큰 결정을 주로 하시고 나는 실질적인 일들을 대표님을 대리해서 처리하거나 자잘한 것들을 추진하는데, 아마 좀 정형화되고 변수가 적고 반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이 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요즘 든다. 운이 좋아 조금씩 살림살이가 커지면서 자연히 갖춰야 할 것들이 늘고 주먹구구식으로 이어왔던 것들의 기틀을 잡아야 하는 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닥치는대로 일하고 있다. 여전히 생소한 일들이 무작위로 나오는 하루하루라 ‘일단 한 번 해보겠습니다’ 라는 마음가짐이 아니라면 해낼 수 있는 일은 결코 많지가 않다. 할 수 있으면 당연히 해야하고, 못하는 일이라도 해내야한다. 나는 실수가 많고 치밀하지도 않기 때문에 이런 나는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보험 드는 마음으로 만나는 모든 분들에게 체력이 허락하는한 충실하려고 하고 종종거리며 회사를 누비는 동안 주변에 보이는 떨어진 쓰레기를 주우며 내가 가는 길들에 행운이 깃들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ㅜ.ㅜ). 처세술 이런것도 없고 그냥 매번 있는 그대로 임하고 있는데 이럴땐 나이 먹은게 그나마 다행인가… 이젠 뭐 이렇게 산다해도 진지충 이런 얘기 안들어도 되니까

오늘 어찌저찌 여유가 나서 근사한 카페에 앉아 아이패드를 펼쳐놓고 이런 일기를 쓰고 있는데 이 또한 참 좋다. 아 요즘 글을 많이 읽지 않아서 정말 큰일인데 지금도 사실 일기 끝맺으면 근처 임장 나갈 것만 같은 느낌

그냥 나에 대한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은데, 지난 봄에 넷플릭스에서 ’삼체‘, ’패러다이스‘, ’블랙미러‘라는 드라마의 ’샌주니페로‘ 편을 정말 재밌게 보았다. 특히 샌주니페로는 보고 또 봤는데 지금도 샌주니페로는 생각만 해도 어딘가 가슴 한구석이 아프고 예쁘고 뭐 그런 복잡한 감정이 든다. 재밌었다. (그리고 역시 미래의 투자처는 바이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자들의 돈의 종착지가 어디가 될까를 생각해본다면)






20240907 :: 2024. 9. 7. 18:07 카테고리 없음



1. 올 봄 가장 많이 봤던 영상

https://youtu.be/LKcZL8q1eBw?si=L7OgNvxwZnDtg7UQ


과장 없이 최소 서른 번은 본 듯, 특히 벚꽃 철부터 생각나서 계속 봤으니… 출퇴근길 적어도 한 번씩은 보고 연이어 계속 본 적도 있다. 뉴욕시 발레단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 발레단은 호두 파드되 영상으로 먼저 접했었는데 발란스를 잘 잡으시는게 특히 신기해서 놀라워하면서 봤었다. 근데 꽃의 왈츠 본 이후로는 파드되보다 꽃의 왈츠가 더 좋아서 이걸 더 많이 봤다. ‘보면 기분 좋아지는 발레’ 라는 표현을 최근에 듣고 그게 뭘까 곰곰이 생각했었는데 이게 아닐까 싶다. 공연은 발란신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이라고 알고 있는데 춤의 시각적인 구성이나 주역 무용수분의 표정, 춤을 비롯한 몸의 움직임 모두가 좋다.

파드되 영상은 이 것

https://youtu.be/58OKZOHHEQQ?si=Hx4i-Vt5imHiiDKW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엔 유니버설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봤는데, 그 때도 파드되 음악이 좋아서 한참을 흥얼거리고 다녔었다.

https://youtu.be/TAVd5lsbonE?si=QMnlh6QBCuQtAG_1

그래서 이런 리허설 영상도 찾아 보구 (피아노로 연주한 버전도 좋다)

2. 2024 Prix de laussane 좋았던 무대

https://youtu.be/DBuylGqZPxM?si=gPAuSCf2y9jFiAgS

2023 프리드로잔은 우리나라 박상원 발레리나의 컨템포러리 무대가 좋았는데 나 컨템포러리 좋아하나, 올해도 이 무대가 가장 좋았다.


https://youtu.be/ZrAxatHzApw?si=GLPMVqHM-pj-hRUl


며칠 전 기민리노 보러 국립극장에서 발레슈프림 이라는 공연을 보고 왔는데 와이어도 없이 무대를 날아다니는 그의 공중부양에 가까운 점프가 참 흥미로웠다. 무튼 이 무대는 지난 설 때 가족과 제주도 여행 갔다가 밤에 숙소 거실에서 올해 프리드로잔 우승자들의 무대를 쭉 봤었다. 티비가 커서 더 그랬던건지 점프가 너무 대단하게 느껴져서 입벌리고 보다 끝나고 나서는 혼자 물개박수. 근데 김기민 발레리노분을 보나 이런 무대를 보나 왜 나는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 라는 마음이 여성 무용수 분들 무대 볼 때보다 더 강하게 드는걸까? ㅋㅋㅋ

https://youtu.be/r5jNP-e9pkQ?si=V7LwsuQo41gZ1Coa

올해 우승자 분 무대. 이 무대 보니 프리드로잔이 어떤 무대를 좋아하는지 약간은 힌트를 얻은 것 같았다. 기술도 빵빵, 연기력도 좋은 경연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 (당연한건가?)
아무튼 이 분은 그냥 딱 하나만 생각나는데 ‘15 years old’….



20240524 :: 2024. 5. 24. 10:06 카테고리 없음


오랜만에 점심시간에 혼자인 덕분에 쓰는 일기라니!
산책을 하다 벤치에 앉아서 나무가 바람에 일렁거리는 것을 보았다.
이 곳은 여전히 상암, 업무지구와는 다소 떨어진 나의 회사 근처는 주택가의 안온한 평일 낮의 기운이 퍼져있다.
문득 생각이 든건데,
혹시 너무나 큰 잘못을 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나 때문에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적은 없는지
뒤돌아보게 된다.
앞으로도 그럴 일은 전혀 없길 바란다.
나는 여전히 발레를 좋아하고
잠을 넉넉히 자기 위해 시도하고 있고
어차피 인생은 알 수 없으니 너무 두려워하지 않기로 하였고
내게 주어진대로 힘껏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은 행운의 여신이 나를 지켜주고 있는 덕분이 아닐까 싶게 은은하게 좋은 일들이 일어난다.

다시 나대로 살겠다고 마음 먹은지 일 년이 넘었다.
잘난 것은 없지만 얼추 원하던대로 살고 있어서 감사하다.
그동안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 글이 좀 지저분할 것 같지만
민들레홀씨 날리듯 설렘 반 기대 반으로 후 하고 불어본다.



20240510 :: 2024. 5. 10. 12:51 카테고리 없음


지긋 하게 앉아서 블로그에 글을 쓸 시간이 도통 나지 않는 요즘이었다.
  어제는 오랜만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었다.
집중해서 업무를 보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밝은 오후가 되니 경직됐던 마음이 제법 풀린다.

차분히 요즈음의 얘기를 풀어내는 시간이 생겼으면 한다.
물론 기록하지 못한 나의 하루하루가 화려하거나 정신없이 바쁜 것은 아니지만
집중해서 일하고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일이 끝나면 발레를 하러 가서 웃다오고
다녀왔으니 씻고
내일의 건강을 위해 잠드는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니 시간이 빠르다.

마음이 복잡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던건데
조금 졸려워도 마음이 개인 것을 보면
어른이 되어간다는게 이젠 내 의지로 된 것들이
아닌게 더 많은 상황 속에서
파도 위에서 어딘가 가고 있는 주인 잃은 물체처럼
그냥 이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니,
해결하고 싶었던 것도 끝내는 붙잡지 못한채
그런 슬픔과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안고 가는
그런 것인가 싶은 날이다.




1. 치아교정에 이어 시력교정술을 받는다. 발레하다보니 결국 그동안 운동하면서 불편했던걸 감내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병원을 찾고 검진을 받고 수술 날짜를 정했는데 그게 바로 내일…! 나는 라섹을 받기로 했는데 부디 수술이 잘 됐으면 좋겠다. 그동안 렌즈 끼면서 환절기엔 다래끼도 꼭 한 번씩은 나서 다래끼를 제거하느라 눈꺼풀 안 쪽에 흉도 많다 들었고 훅 하고 바람 불면 눈물이 줄줄 나오기도 해서 (사소하게는 나이도 있고) 시력교정술을 원만히 받기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제일 중요한 요소가 각막의 두께와 시력, 그 외 시신경 그리고 세포수… 인지 아주 건강한 덕분에 수술법은 내가 정하면 된다고 해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라섹으로 정했다. 검사받고 수술 받을 준비 때문에 한 달 가까이 안경낀 상태로 일상은 물론 발레할 때도 (점프시간 ㅠㅠ) 불편했는데 이제 안녕이다 :) 부디 수술 무탈하게 잘 되기를.

1-1. 역시 사람은 입장이 되어봐야 잘 안다. 내가 주로 어린 아기들에게나 있다는 시력을 조절하는 근육을 이용해 시력검사를 받아버려서 정확한 시력 측정이 되질 않았다. 그래서 조절하는 근육을 마비시키는 약을 넣어 다시 검사를 받았는데, 거의 만 하루 동안은 운전 못하는 것은 차치하고 당장 가까이 있는 것들에 초점이 맞질 않아 당황스러웠었다. 검사를 담당해주던 의사선생님은 이게 말하자면 노안을 미리 겪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막상 내가 그 상황에 처해보니 어르신들께서 왜 가까운게 잘 안보인다고 하시는지, 가까운 것을 볼라치면 쓰시던 안경을 공연히 올리면서 맨 눈으로 보려 하시는건지 절절하게 느꼈다. 운전을 못하니 걸어다니거나 대중교통을 타고 오가는 길에 메세지라도 확인하려면 걷다가 말고 서서 안경을 벗거나 이마 위로 올려야만 내용이 보였다. 메세지 하나 확인하는데 꽤나 많은 행동 그리고 그로 인한 시간이 필요했다. 사소한 검사 하나로 꽤나 많은 생각과 느낌이 오가던 날이었다.

2. 아빠께서 이 곳 상암으로 회사를 옮기시는 동안 잠깐 공백기가 생겼었다. 계절은 마침 여름이었고 아빠의 친한 지인분이 저기 땅끝 완도에서 머무르시던 중이어서 우리도 초대를 받아 가족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그게 벌써 8년이나 전인데,  그 이후 너무나 오랜만에 우리 세 가족은 설을 맞아 여행을 가기로 했다. 어떤 시간이 될까?
우선 이번 여행도 운전 못할 예정이라 미안해 아빠… 선글라스 쓰고 회장님 자리에 앉아 차 안에서 바닷가 바라보겠구만

3. 발레한 지 벌써 일 년 돼간다.







20240201 :: 2024. 2. 1. 16:30 카테고리 없음
open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