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땅콩'에 해당하는 글들

  1. 2023.04.16  이번주의 영화


   토요일 저녁에 도착하니 도시가 너무 싸늘해서 겨우 저녁 먹고 숙소로 돌아와 쉬면서 고른 영화.
주연 여자 배우님을 워낙 좋아하고 제목이 흥미로워서 (예전부터 알고있던 영화이긴 했지만) 골랐는데 기대보다 더 잔잔하다는 느낌과 함께 흥미롭게 보았다.

여자주인공의 노란우산과
이제 비가 그치고 맑은 날이 이어질 예정이라는 일기예보에
자신의 일상도 그렇게 되길 원하고 기대하며 그 부분을 조용히 읊조리는 모습 같은
캐릭터 그 자체의 상큼함에 기분좋아졌던 영화였다.
그리고 그런 여자주인공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동안 나를 울고 웃게 만들었다.

특히 cctv를 보면서 남자주인공에게 얘기하듯 독백하는 장면이 있는데
‘저는요, 당신과 대화하면 참 좋아요’ 라는 고백의 말이 너무 담백하고 진심이 느껴져서 눈물이 많이 났다.
그리고 남자주인공이 미래의 아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영상편지를 남기는 장면 장면들도.
(누군지도 모르면서 영상편지를 남긴다는 행동 자체가 뭔가 나랑 생각하는게 비슷한 결에서 나온 것 같다)

가끔씩 나뭇잎 점을 보는 남자주인공이
이 여자주인공을 두고도 ‘이 여자다, 아니다’ 하면서 잎 하나 하나를 떼어낼 때
‘이 사람이다, 이 남자다’ 라고 단어만 바꿨을 뿐
그 어떤 결과가 나온대도 이 사람을 사랑할 것임을 알고있는 여자 주인공은 얼마나 대담하고 용기있는지.

사랑일거라 믿고싶었던 인연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결국 이어지지 못했다.
우리는 가끔씩 사랑이 아닌 것을 너무 섣부르게 사랑이라고 믿어버리는건 아닌지.
그 사람이 볼거라 생각도 못하고 털어놓은 진심이 우연히 그 사람에게 전달되고
우연히 알게된 진심 (무슨 얘길 하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분명 나를 부르고 있었다) 에 움직이는 마음,
그리고 내가 놓칠뻔했던 의외로 아름다운 세상이 사실은 가까이에 있더라는 해피엔딩

내가 너무 과몰입한건지 모르겠지만 장면장면 상징적인 부분이라던가,
서로의 진심을 느끼고 알아차리고 반응하는 마음들이 느껴져서 잔잔히 몰입하며 볼 수 있었다.

결론은 도연언니 작품은 역시 믿고본다.
이 계절에 어울리는 산뜻했던 영화



ps 1. 과 천 내지는 과 천 출퇴근 가능한 집을 4천에 산건가?
ps 2. 그리고 그 집은 말하자면 총각을 두 명이나 장가보낸 영험한 집

이번주의 영화 :: 2023. 4. 16. 20:30 땅콩
openclose